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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모차르트 | 2008년 07월 08일 06시 31분
Kyrie eleison, Christe eleison

통상 미사곡은 단 두줄의 가사로 구성된 키리에(연도)로 시작한다. 자비를 갈구하는 것이다. 미사의 전체 순서는 자비를 갈구하고 영광을 찬미한 뒤 믿음, 속죄, 접신의 순서로 이어진다. 자비의 갈구가 제일 먼저라는 것은 속죄와 찬양을 강조하는 한국기독교(그냥 기독교가 아니라 한국기독교다)와 큰 차이를 보인다.

자비의 갈구는 조건이 없다. 무겁게 짐 지고, 고통스러운 자는 누구나 자비를 갈구할 수 있다. 자비를 갈구함에 자격이 있을수 없지 않은가?

모차르트는 천재였기에 그 누구보다도 이 키리에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그의 재능에 비례하여 고통과 비원도 커졌기에... 대주교의 명에 의해 밝고 간결한 곡만 써야 했던 잘츠부르크 시절의 경쾌한 키리에에도 느껴지는 그의 비원은 K317, K337 미사의 키리에에서 잘나타난다.


마침내 잘츠부르크 대주교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난 자유인 모차르트의 키리에  K341에서는 초월적인 염원이 마치 인류를 대신하여 울리는듯 하다.

그의 마지막 작품인 레퀴엠 미사의 키리에서 이 염원은 지축을 흔드는 간절함과 동시에 고도로 이성적인 2중푸가의 견고함으로 나타난다.


그는 우리 인간을 대신하여 신에게 갈구하지만 동시에 이성을 가진 존엄한 존재로서 항의하는것이다.

아, 참으로 키리에가 요구되는 2008년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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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Sid S. Jeong 2008년 07월 08일 12시 26분
키리에 D단조 KV 341도 좋아하고 레퀴엠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한데..
KV 417a (K1V 427)의 키리에도 빠질 수 없는 명곡이지요 ~_~
올리신 KV 317과 KV 626의 키리에는 호그우드 냄새가 나는군요 ㅎㅎ (호그와트라고 쓸 뻔...)
완소 엠마 커크비 목소리도 들리고. 소년합창단의 라틴어 발음이 많이 까이죠 ㄱ-
전 종교곡 전집으로는 콘첸투스 무지쿠스 빈/아르농쿠르의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기념 에디션 (워너)이 마음에 들더라구요. 물론 아르농쿠르의 KV 417a와 KV 626 해석은 그닥 맘에 안 들지만...
뱀발 하나 더 붙이자면 KV 417a는 헬무트 릴링과 바흐 콜레기움 슈트트가르트가 레빈 판으로 연주한 것 (핸슬러), KV 626은 마틴 펄먼과 보스턴 바로크의 레빈 판 연주 (텔락)이 제일 좋더군요.
 디누 2008년 07월 08일 16시 04분
호그우드 맞아요(대단한 감식안인듯... 커크비 목소리가 워낙 튀기도 하지만...)
저도 때론 마구잡이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의 아르농쿠르의 해석을 독특한 해석이라고만 보기에는 거북할때가 있어요.
K417의 추천하신 음반은 못들어봤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프리차이의 연주를 좋아합니다. 마리아 쉬타더의 목소리가 일품인^^
 로즈마리 2008년 07월 08일 23시 45분
요즘 그 저녁 이후로 계속 들려오는 환청이 있습니다.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얀 제의와 영대...숭고함과 고결한 순교의 모습에 다름아니었습니다. ...음악이 아름다운 것은 사람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키리에...세상에 이 아름다운 곡들을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가슴아픕니다.
 부정변증법 2008년 07월 09일 10시 34분
오, 로즈마리님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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