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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안티 크리스트"에서 한 토막
철학 한 토막 | 2008년 09월 10일 16시 23분

......
나는 신자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믿음을 갖는 행위는 무례한 짓이다’라고. 믿음을 갖는 것 자체가 타락한 인간이라는 증거다. 아무래도 크리스트교에는 ‘효력의 증명’이라는 진리를 판단하는 기준이 있는 듯하다. ‘믿으면 행복해진다. 그러므로 믿음은 진리다.’라고 하는 것을 보면.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된다. 그 ‘행복’은 증명된 것이 아니라 단지 약속이기 때문이다. 즉 믿음과 행복을 제멋대로 결부시켰을 뿐이다. 신자가 살아 있는 동안 ‘저 세상’일은 모른다. 약속이 정말 지켜지는지의 여부는 죽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정확히 판단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나 심오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은 이와 반대로 가르친다. ‘진리’란 인간이 오랜 세월을 거쳐 차근차근 애써 쟁취한 것이라고. 그 때문에 인간은 희생을 많이 했고 훌륭한 영혼이 필요한 적도 있었다. 진리를 추구한다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럼 정직한 생각, 자신의 마음에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그것은 ‘아름다운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판단에 양심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이든 믿는 사람은 가치를 판단할 줄 모른다. 믿는다 함은 감옥 속에 들어가 있는 상태나 다름없다. 외부세계는 물론 자기 자신조차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기 위해서는 확신이 필요하다. 그것이 자기 발언의 중심이 되므로.

그래도 위대한 정신은 모든 것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 모든 종류의 확신으로부터 자유로워져 뭔가를 생각하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이는 확신에 대한 저항이다. 그들은 확신에 절대 굴복하지 않으며 자신이 사고의 주체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뭐든 믿는 사람은 사고의 주체가 아니다. 그는 믿는 대상에 이용당하고 있을 뿐이다. 그와 동시에 그는 자신을 이용할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신자는 자기 상실을 명예라고 믿는다. 그의 지혜와 경험 그리고 허영심이 그 원인이다. 결국 자기 상실, 즉 자기 자신을 소홀히 하는 것이 신앙이다. 다시 말해 그들은 외부로부터의 강제나 구속을 필요로 하는 노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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