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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에 해당하는 글 6 개
2008년 09월 02일   클라라 하스킬- 평생을 고통속에 산 여신 (6)
2008년 07월 22일   찰나의 구원, 찰나의 행복(영화 블랙북에서 모차르트) (2)
2008년 07월 18일   모차르트의 아뉴스 데이(Agnus Dei) (1)
2008년 07월 08일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4)
2008년 05월 20일   창조력의 파노라마(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1악장) (1)
2008년 05월 19일   아름다운 우울 (1)


클라라 하스킬- 평생을 고통속에 산 여신
모차르트 | 2008년 09월 02일 22시 04분
15세의 하스킬

15세의 하스킬

고통과 싸워 이긴,아니 평생 고통과 함께 살아간 예술가들의 작품은 눈물겹다. 어쩌면 우리는 그들의 고통의 소산을 너무 쉽게 받아먹는지도 모른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성 피아니스트로 손꼽히는 클라라 하스킬, 이제 전설, 아니 여신처럼 추앙받고 있는 하스킬도 그렇다. 그녀는 1895년 루마니아에서 태어났다. 프랑스에서 알프레드 코르토에게 배웠으니, 같은 루마니아 출신 천재 디누 리파티의 동문 선배가 된다. 실제로 디누를 무척 아꼈으며, 디누가 백혈병으로 고통받고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자 엄청난 충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남 걱정할 처지가 못되었으니,

그녀 자신도 "평생토록 병마에 시달렸다.". 한창 젊은 18살, 여자 모차르트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음악계를 평정할 준비를 하고 있던 하스킬은 세포경화증이란 불치병에 걸린다. 이 병으로 온 몸의 신경이 모두 마비되고 말았는데, 무려 7년 간의 투병생활을 하게 된다. 그럭저럭 활동을 할 수는 있게 되었지만 간신히 일어난 하스킬은 등과 허리가 모두 굽어 꼽추가 되었고 아름다웠던 미모도 모두 잃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와중에 부모님은 일찍 죽었고 천애 고아가 되었다. 그렇게 고통 속에서 몸부림 친 세월이 무려 7년이었다. 그 불치병은 치료가 된게 아니라서 평생 그녀의 뼈와 근육을 괴롭혔으며, 그 외에도 온갖 잡병으로 늘 고통을 달고 다녔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사진에는 웃는 모습이나 밝은 모습이 없다. 그렇게 평생을 고통속에 싸우면서도 자신의 고통이 아니라 동료의 고통을 먼저 애닮아 하며, 항상 수줍고 겸손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부모를 일찍 잃어버리고, 세계대전뒤에는 완전 외톨이가 되었으며(남은 가족은 고양이 한 마리였다는....), 전쟁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장 아끼고 가족처럼 사랑했던 디누 리파티마저 먼저 저세상에 보내야 했던....

젊어서는 천재 피아니스트 디누 리파티의 정신적 지주이자, 플라토닉 연인이었으며(거의 엄마 같은 존재), 나이 들어서는 역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아르튀르 그뤼미오의 환상적인 파트너였다. 그렇게 하스킬은 고통속에서 꽃피었기에 더욱 신성한 위대한 연주를 들려주다가 65세에 눈을 감았다. 그렇게 고통스럽게 65년이나 살았던 것이다. 하스킬에 대한 평가는 이 한마디면 족할 것이다. 수 많은 사람들이 전설이요, 두번다시 태어나지 않을것이라 칭송한 천재 디누 리파티가 말했다. "여러분, 하스킬에 비하면 내 연주는 하찮은 것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하스킬 사진

안타깝게도 하스킬은 음반을 거의 남기지 않았다. 전성기를 거의 다 지난 50대에야 이미 자신을 엄습하고 있던 죽음과 싸우며 녹음을 했다. 그나마도 피아노 독주보다는 총애하던 바이올리니스트 그뤼미오를 위한 녹음이 많았다.

하지만 몇 안되는 그녀의 피아노 연주를 종종 올려보려 한다. 용량이 많지만 무리해서 그녀의 가장 중요한 레파토리였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의 2,3악장을 올려본다.(아이고, 호스팅 용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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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09월 02일 23시 05분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BlogIcon 디누리빠띠 2008년 09월 03일 09시 47분  
  왜, 천재의 고통은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가. 재능은 축복인가, 저주인가?
 나그네 2008년 12월 12일 11시 45분
고통중에 검색을 하다가 흘러들었습니다.

클라라 하스킬이 한평생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끝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놓지 않았다는 것이 참 감명깊습니다.

클라라는 세례명같군요.

저도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온전히 힘을 쏟아 바쳐진 삶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클라라 하스킬을 알도록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용량압박에 시달리시겠지만 힘들때마다 그녀의 연주를 들을 수 있게 해주시도록 부탁드려봅니다.

감사합니다. (^^) (__)
 BlogIcon 디누리빠띠 2008년 12월 17일 11시 03분  
  네. 몇몇 연주를 더 올려 드리겠습니다. 참, 디누 리파티도 치명적인 고통 속에서 연주하신 분이니까 같이 사랑해 주세요^^
 BlogIcon 로사 2008년 12월 15일 08시 36분
클라라 하스킬에 대해서 검색하다가...들어왔습니다.
허락없이 글을 담았습니다....문제가 된다면 지우겠습니다.
좋은 자료..,,감사히 보겠습니다.
 BlogIcon 디누리빠띠 2008년 12월 17일 11시 03분  
  문제라뇨.. 얼마든지 스크랩 하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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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구원, 찰나의 행복(영화 블랙북에서 모차르트)
모차르트 | 2008년 07월 22일 13시 24분
폴 버호벤 감독의 영화 Black Book은 첩보물의 모양을 띄고 있지만 매우 불편한 영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는 우선 흔한 설정에서 시작된다. 가족을 나치에게 모두 잃어버린 유태인 소녀가 네덜란드 레지스탕스와 만난다. 그렇다면 영웅적인 투쟁이 시작될 것이고, 여성주인공은 반드시 독일군 장교에게 접근하여 정보를 캐내는 미인계를 쓰게 되어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독일군 장교는 알고봤더니 깊은 교양과 인품을 가진 훌륭한 기사였던 것이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 장교와 정말로 사랑에 빠졌다. 이 미쳐돌아가는 전쟁판에 과연 이들의 사랑이 유지될 수 있을까?

어쨌든 독일군 장교는 그 지긋지긋한 나치 노릇을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주인공과 함께 도망친다. 저 잔혹하고 무자비하고 미쳐돌아가는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유태인 레지스탕스와 독일군 장교라는 정말 이루어질 가망 없는 한쌍의 연인은 그들에게 허용된 유일한 공간인 은신처의 텐트 안에서 처음으로 평화와 안식을 누린다.

이때 들려오는 음악이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 K136의 2악장이다. 시종 긴장과 살상과 총성이 난무하던 영화 한 가운데 잠시 들려오는 모차르트의 선율은 그야말로 블랙인 영화속에 비추이는 잠깐의 빛이 되어준다. 폴 버호벤 감독도 이런 효과를 노리고 모차르트를 삽입했으리라....

제도권 교회에서 모차르트를 꺼려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의 음악은 신이 할 일을 대신한다. 비록 찰라간일지라도 그 순간은 이 세상을 넘어선 초월의 경지를 느끼게 하며, 한없는 편안함과 기쁨을 준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미친듯이 확성기를 울려대는 바그너 음악을 들으며 만행을 저질렀던 독일군이 숙소에 돌아와서는 모차르트를 목마른 사람처럼 갈구했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리라... 하긴 스탈린조차 죽기 직전에 모차르트를 듣고자 했다. 피아니스트를 새벽에 소환해서 연주하라는 독재자스러운 요청을 했지만 잘 진행되지 않자 피아노협주곡 레코드를 들으며 임종했다고 한다. 아, 그는 구원받았을까?

그러니 모든 지배자들에게 모차르트는 버겁다. 그는 지배자에게 필수적인 잔인함을 거세시킨다. 그는 피지배자에게 필수적인 불안과 공포를 제거한다.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 K136의 2악장을 잠시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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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왼쪽날개 2008년 07월 22일 13시 46분
음악에 좀 문외한 이기도하지만....
음악을 듣는행위에서 이런식의 정치적 방식은 미쳐 생각해보지 못했네요.
낯설기도하고... 재밌게 읽고갑니다. ^^
 디누 2008년 07월 22일 18시 45분
방문 고맙습니다. 왼쪽날개님의 경제학 공부 잘 되시길... 그나저나 정보통신법 강화되면 여기서 스트리밍 하는 음악 죄다 내려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안 내리면 파란닷컴이 폐쇄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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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의 아뉴스 데이(Agnus Dei)
모차르트 | 2008년 07월 18일 15시 57분
아뉴스 데이는 통상 미사곡의 마지막 부분이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Agnus Dei qui tolis pecata mundi
천주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여
Miserere nobis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Donna nobis pacem
주여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

미사 전례의 순서상 이 부분은 최후의 간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최후의 간청에 화답하여 영성체가 이루어지고 그 덕에 평화를 얻는 것이다.

그러나 모차르트는 아뉴스 데이에 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간청하는 부분은 첫부분인 키리에로 충분한 것이다. 그리고 영광을 찬미하고, 사도신경으로 신앙까지 확인했는데 다시 간청하는 부분이 나온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 모양이다. 그래서 모차르트의 아뉴스 데이는 미사의 마무리답게 모든 걱정과 번민을 털어내는 역할을 한다. 특히 오페라 아리아 풍의 대단히 투명하면서 아름다운 곡을 많이 집어넣는데, 그 결과 듣는 이들은 이미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된다.
그러다 보니 마지막 부분인 '주여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부분은 간청이 아니라 '주여 우리는 평화를 얻었습니다.'라고 외치는듯 기쁨과 환희에 가득찬 부분이 된다.

그는 이렇게 말하는듯 하다. "이미 스스로의 힘으로 평화를 얻을만큼 노력한 다음에라야 주의 은총을 갈구할 수 있다. " 그의 오페라에서 자주 반복되는 주제처럼 용서는 충분히 반성해서 사실상 용서가 아니라 응징이라도 기꺼이 받아들일수 있는 상태라야 주어지며, 은총은 충분히 노력하여 은총이 아니라 저주를 내리더라도 즐겁게 받을수 있는 상태라야 받는 것이다. 아! 기복신앙에 물든, 수동적인 ㅂ자판기 신앙에 물든 한국 교회(성당도 마찬가지)가 이 메시지를 들어야 하는데......

먼저 K137 장엄미사의 아뉴스 데이.... 간절한 갈구에 이은 영적 기쁨으로 충만한 도나노비스파쳄이 이어진다. 이곡은 모차르트가 16세에 작곡했는데 아무리 모차르트라도 이 나이에 이런 곡을 쓴다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동시대 어느 작곡가도 이 정도의 작품을 남길 능력이 없다는 점에서 어린 모차르트의 작품으로 결론이 났다.
다음의 아뉴스 데이는 그의 미사중 가장 규모가 작은 일명 참새미사의 마지막 부분이다. 얼른 들으면 가볍고 세속적이지만, 그것은 세속적인 것이 아니라 이미 엄숙함의 단계를 넘어 기쁨의 단계에 이른 영성이다. 바흐의 음악이 영적인 여행의 과정이라면 모차르트의 음악은 이미 그 여행이 끝난 다음의 경지다. 그래서 처음 들을때는 세속적이고 거의 동요처럼 들리지만, 많이 들으면 오히려 엄숙한 바흐, 헨델의 음악보다 더 초월적임을 알게 된다.

마지막으로 유명한 대관식미사의 아뉴스 데이... 교회음악이 아니라 오페라 아리아에 가깝다. 그래서 많은 성직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세상의 어떤 아리아보다 아름답다는 것만은 부정하지 못한다. 왜 교회음악은 무게잡고 침침해야 하는가? 모차르트의 신
은 천상의 아프로디테였지 지옥불로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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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프카의 카 2008년 07월 22일 14시 21분
도나 노비스 파쳄...
음악 잘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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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모차르트 | 2008년 07월 08일 06시 31분
Kyrie eleison, Christe eleison

통상 미사곡은 단 두줄의 가사로 구성된 키리에(연도)로 시작한다. 자비를 갈구하는 것이다. 미사의 전체 순서는 자비를 갈구하고 영광을 찬미한 뒤 믿음, 속죄, 접신의 순서로 이어진다. 자비의 갈구가 제일 먼저라는 것은 속죄와 찬양을 강조하는 한국기독교(그냥 기독교가 아니라 한국기독교다)와 큰 차이를 보인다.

자비의 갈구는 조건이 없다. 무겁게 짐 지고, 고통스러운 자는 누구나 자비를 갈구할 수 있다. 자비를 갈구함에 자격이 있을수 없지 않은가?

모차르트는 천재였기에 그 누구보다도 이 키리에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그의 재능에 비례하여 고통과 비원도 커졌기에... 대주교의 명에 의해 밝고 간결한 곡만 써야 했던 잘츠부르크 시절의 경쾌한 키리에에도 느껴지는 그의 비원은 K317, K337 미사의 키리에에서 잘나타난다.


마침내 잘츠부르크 대주교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난 자유인 모차르트의 키리에  K341에서는 초월적인 염원이 마치 인류를 대신하여 울리는듯 하다.

그의 마지막 작품인 레퀴엠 미사의 키리에서 이 염원은 지축을 흔드는 간절함과 동시에 고도로 이성적인 2중푸가의 견고함으로 나타난다.


그는 우리 인간을 대신하여 신에게 갈구하지만 동시에 이성을 가진 존엄한 존재로서 항의하는것이다.

아, 참으로 키리에가 요구되는 2008년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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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Sid S. Jeong 2008년 07월 08일 12시 26분
키리에 D단조 KV 341도 좋아하고 레퀴엠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한데..
KV 417a (K1V 427)의 키리에도 빠질 수 없는 명곡이지요 ~_~
올리신 KV 317과 KV 626의 키리에는 호그우드 냄새가 나는군요 ㅎㅎ (호그와트라고 쓸 뻔...)
완소 엠마 커크비 목소리도 들리고. 소년합창단의 라틴어 발음이 많이 까이죠 ㄱ-
전 종교곡 전집으로는 콘첸투스 무지쿠스 빈/아르농쿠르의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기념 에디션 (워너)이 마음에 들더라구요. 물론 아르농쿠르의 KV 417a와 KV 626 해석은 그닥 맘에 안 들지만...
뱀발 하나 더 붙이자면 KV 417a는 헬무트 릴링과 바흐 콜레기움 슈트트가르트가 레빈 판으로 연주한 것 (핸슬러), KV 626은 마틴 펄먼과 보스턴 바로크의 레빈 판 연주 (텔락)이 제일 좋더군요.
 디누 2008년 07월 08일 16시 04분
호그우드 맞아요(대단한 감식안인듯... 커크비 목소리가 워낙 튀기도 하지만...)
저도 때론 마구잡이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의 아르농쿠르의 해석을 독특한 해석이라고만 보기에는 거북할때가 있어요.
K417의 추천하신 음반은 못들어봤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프리차이의 연주를 좋아합니다. 마리아 쉬타더의 목소리가 일품인^^
 로즈마리 2008년 07월 08일 23시 45분
요즘 그 저녁 이후로 계속 들려오는 환청이 있습니다.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얀 제의와 영대...숭고함과 고결한 순교의 모습에 다름아니었습니다. ...음악이 아름다운 것은 사람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키리에...세상에 이 아름다운 곡들을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가슴아픕니다.
 부정변증법 2008년 07월 09일 10시 34분
오, 로즈마리님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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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력의 파노라마(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1악장)
모차르트 | 2008년 05월 20일 15시 44분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은 심지어 유행가 가사에도 등장할 만큼 대중적인 곡이다. 특히 그 2악장은 샹송으로, 깐쏘네로, 팝으로 번안되어 세계에서 가장 친숙한 멜로디 중 하나가 되었다.

너무도 친숙해지다 보니 도리어 무시당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음악을 좀 듣기 시작한 중급자들은 손쉽게 모차르트를 무시한다. "너무 뻔하다.", "너무 익숙해서 흥미가 없다"라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너무 뻔하고, 너무 대중적이 된 작품들 속에 대단히 복잡하고 대단히 오묘한 기법들이 숨어있다는 것이 바로 모차르트의 위대함이다. 아니 어쩌면 그 복잡함과 오묘함이 친근함과 익숙함을 만들어내는 동력일수도 있다.

특히 디누 리파티는 그 속에 감추어진 영적인 폭발력까지 표현한다는 점에서 탁월한 모차르트 연주자라고 할 수 있다. 드러냄과 감춤, 거침없음과 기법으로 단두리침 사이의 칼날같은 균형이 바로 모차르트 연주의 생명임을, 그리고 그것이 모차르트의 삶이었으며 그의 예술의 고갱이임을 디누는 잘 알고 있는듯 하다.

특히 시종 단정하고 정갈하게 연주하다가 그 동아 응축된 에너지를 한꺼번에 터뜨려내는듯한 1악장의 카덴짜 부분은 숨이 막힐듯하다. 디누가 오래 살지 못한 이유는 어쩌면 신이 질투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 빛나는 연주를 불치병이 던져대는 끝없는 고통과 싸워가며 완성한 디누의 퉁퉁불은 손가락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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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07월 09일 0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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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울
모차르트 | 2008년 05월 19일 09시 18분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타나 k310(a단조)는 일종의 마약 같습니다. 흔히 어머니의 죽음이 영향을 주었다고 하지만, 거의 같은 시기에 찬란하게 밝은 k309, k311도 작곡한 것을 보면 그것과는 무관한 것 같습니다.
다만 모차르트는 예술적 균형을 위해 밝은 곡과 우울한 곡을 함께 작곡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점이 모차르트를 대단하게도 만들고 때로는 두렵게도 만드는 점이지만, 그는 모친의 시신을 옆에 두고도 밝은 곡을 작곡할 수 있고, 아이의 출산을 보면서도 슬픈 곡을 작곡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긴 코메디언 빌 코스비도 아들이 사망한 날 세상에서 가장 웃긴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있었죠.

결국 위대한 인물은 자연스러운 정서와 감정을 자신의 의식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로써 자신의 내면이라는 가장 막강한 폭군을 통제하게 되고, 진정으로 자유로워 진다는 것이겠죠.

어쨌든 이 a단조 소나타는 모차르트의 여러 작품들 중 가장 어두운 곡이며, 격정적인 곡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구조적 엄밀성, 2악장의 서정적인 칸타빌레, 3악장의 거침없는 격정등은 깊은 감동과 정취를 안겨줍니다.

여기에 다시 피아니스트들 중 가장 정서가 풍부한 디누 리파티의 연주가 더해지니까, 도저히 제 정신으로 듣기 어려운 영혼의 소리가 만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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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06월 15일 2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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