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사색이 있는 공간 방명록  |  위치로그  |  태그  

음악을 사랑하고 생각을 즐거워 하는 아이들을 기르고 싶은 교육자의 소박한 공간입니다


전체 (60)
모차르트 (6)
클래식 이야기 (21)
오페라이야기 (2)
록 이야기 (11)
철학 한 토막 (14)
내가 읽은 책들 (3)

«   2009년 11월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종교적경험의다양성아우라의파괴윤리교섭음악철학저항음악사르트르그뤼미오저항가요칸트분덜리히세네카rolling stones개독교모차르트음악예술철학카톨릭민중가요앙가쥬망민주화피아노협주곡청중매너프로테스탄트근본주의계몽사상문명확신플레트네프구르는돌처럼연주들장미중용스코세지에피쿠로스슈만가치의전복고통과예술헨릭셰링피아노니체노동계급가수신앙아이들음악사리트제임스브라운피타고라스기독컴퓨터가연주한바흐

TOTAL 40447
YESTERDAY 101    TODAY 20

RSS
마술피리 -초월과 현실의 화해(1)
오페라이야기 | 2008년 09월 02일 12시 56분
마술피리처럼 다양하게, 그런데 전혀 상반되게 해석되는 오페라도 드물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상 어디선가 공연하고 있을거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많이 무대에 올라가는 작품이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그 편차는 너무도 크다.

우선, 동화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여름만 되면 가족 오페라라는 명목으로 자주 무대에 올라간다. 동화적으로 해석한 마술피리에서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는 단연 파파게노다. 동화적으로 해석할 경우 백마탄 왕자는 커녕 차가운 수도사와 같은 타미노는 매우 이질적이며, 다루기 힘든, 차라리 없었으면 나을 주인공이 되어버린다. 모차르트는 완벽주의자이기에 이런 이질적 요소를 용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동화적 해석은 잘못이다.

물론 이 작품은 동화적인 경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이야기는 무조건 아이들이나 보는 것이라 여기는 한국 어른들의 메마름에 기인한 바가 크다. 사실 독일 문화에서는 동화(Maerchen)을 진지한 문학으로 여긴다. 특히 모차르트의 시대는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경계시대이며, 이때 독일 민족주의 운동의 중요한 한 축이 바로 동화의 수집이었다. 따라서 나는 마술피리를 동화적, 아니 아동적으로 해석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아동들이 스스로 해석토록해야지, 억지로 아동 코드에 맞춘다거나 하는 것은 작품의 구조를 무너뜨리는 위험한 시도다.

그 반대되는 경향이 철학적, 혹은 종교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다. 이것은 전형적인 프리메이슨적인 해석이다. 이렇게 되면 무게중심은 단연 타미노로 넘어간다. 평범하고 나약한 청년이었던 타미노가 밤의 여왕에게 속아넘어가지만, 거룩한 자라스트로를 만나 스스로의 나약함을 벗고 성스러운 대열에 합류한다는 초월적 이야기로 변신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될 경우 파파게노와 히로인인 파미나의 존재가치가 없다. 단지 지루할까봐 추임새로 넣어 준것에 불과할까? 그러기에는 파파게노의 음악은 너무 매혹적이다. 모차르트는 이런 불균형을 용납할 성품이 아니다. 분명 파파게노 역시 타미노 만큼 중요하게 여겼기에 그런 음악적 비중을 부여했을 것이다. 모차르트는 프리메이슨 활동에 열심히긴 했지만, 그들의 초월적인 이신론에 완전히 찬동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는 일상적인 삶에 애정을 가지고 있었으며, 노동자, 농민 등 민중들의 삶에 애정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정신은 고귀하고 육체는 천하다는 식의 2원론은 베토벤이면 몰라도 모차르트에게는 수긍하기 어려운 주장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마술피리의 해석은 이 양자를 조화롭게 화해시키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즉 밤의 여왕의 세계와 자르스트로의 세계, 파파게노의 삶과 타미노의 삶의 대립이 해소되면서 새로운 세계와 삶으로 지양되어 나가는 과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파파게노는 책임을 지는 삶을 살게 되었고, 타미노는 파미나와 함께다. 밤의 여왕은 파멸하였고, 자라스트로는 떠났다. 따라서 모든 것이 이전과는 달라지고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삶이 펼쳐진다. 그리고 대 합창이 이어진다. 이 합창은 마치 헤겔의 변증법이 그려내는 파노라마를 연상시킨다.

이 변증법의 파노라마는 이미 서곡에서부터 예시되어있다. 서곡은 밤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금관악기로 시작된다. 그리고 이 밤을 용해하는 집요한 대위법이 제시된다. 매우 단순하고 코믹하기까지 한 동기들이 대위법적으로 집요하게 반복되면서 여러차례의 변형을 거쳐 마침내 찬란한 코다로 마무리된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길이며, 인생의 위대함이며, 모차르트 자신이 걸어온 길이기도 하다.(제발 영화 아마데우스의 경박한 모습은 잊어라!) 5분여의 짧은 곡임에도 불구하고 마술피리 감상에 필요한 개요를 충분히 제시한 셈이다. 마술피리 서곡 올려본다. 그리고 나머지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트랙백0 | 댓글2
, , , , , , , , ,
트랙백주소 : http://dinu.hosting.paran.com/trackback/39


 프렐류드 2008년 09월 02일 13시 24분
영화 마술피리가 기억나네요...^^ 변증법의 파노라마...잘 보고 갑니다. 계속 기대할께요!
 BlogIcon 디누리빠띠 2008년 09월 02일 19시 57분  
  막상 시작하고 나니 이걸 어찌 완성할지 막막해요^^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1] ... [24][25][26][27][28][29][30][31][32] ... [60]

블로그를 열면서(7)
블로그를 이전합니다.
클라라 하스킬의 특별한..(1)
음악의 신성함에 대하여(1)
음악에세이 -테초에 소리..
음악에세이 -태초에 소리..
용기에 대하여(아리스토..(2)
괴테, 들장미, 그리고 슈..
굴드 음반의 복제, 그리..
음악의발생학 -태초에 소..
이렇게 살면 행복할까(1)..
글렌 굴드 vs 컴퓨터(5)
태초에 소리가 있었다-..
음악, 그 존재론적 모순..(2)
음악, 그 존재론적 모순(1)
코지판투테를 보는 어린이
음악에세이 1 -음악과 음..(1)
얄미운 천재 미하일 플레..(2)
사르트르 "실존주의란 무..
하스킬/그뤼미오의 라이..(1)
0

fdfdfdfdf
10월 13일 - wdsf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
10월 13일 -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
2008년 -
네. 몇몇 연주를 더 올려..
2008년 - 디누리빠띠
문제라뇨.. 얼마든지 스..
2008년 - 디누리빠띠
클라라 하스킬에 대해서..
2008년 - 로사
고통중에 검색을 하다가..
2008년 - 나그네
역시나 한치의 오차도 없..
2008년 - pastcloud
결정적으로 굴드의 흥얼..
2008년 - Sid S. Jeong
그런 의미라기 보다는 무..
2008년 - 주인장
용기란 두려움과 태연함..
2008년 - 김태경
스토리가 너무 재미있네..
2008년 - 저녁놀
의도야 뭐 보나마나, 요..
2008년 - 디누리파티
맞습니다. 말씀처럼, 정..
2008년 - BACH2138
기가 막힌것은 본문에도..
2008년 - 디누리파티
굴드 팔아먹는 상술의 연..
2008년 - BACH2138
올려주시는 음악 잘 듣고..
2008년 - 발가락
모순일수 밖에요. 아무리..
2008년 - 디누리빠띠
플라톤과 피타고사스 대..
2008년 - 둥근사각형
좋은 글이군요.... 클래..
2008년 - BACH2138

좋아하는 음악가들이 언..
김너굴네 집
Shine A Light, 구르는..
소년의 눈, 소녀의 귀

교육운동 네트워크
교육을 바꾸자, 학교를 바꾸자
아름다운 교육



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