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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의 편지들 중 일부
철학 한 토막 | 2008년 09월 09일 11시 27분

.......우리가 “쾌락이 목적이다.”라고 할 때, 이 말은 우리를 잘 모르거나 우리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방탕한 자들의 쾌락이나 육체적인 쾌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말하는 쾌락은 몸의 고통이나 마음의 혼란으로부터의 자유다. 왜냐하면 삶을 즐겁게 만드는 것은 계속 술을 마시고 흥청거리는 일도 아니고, 욕구를 만족시키는 일도 아니며, 물고기를 마음껏 먹거나 풍성한 식탁을 가지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모든 선택과 기피의 동기를 발견하고 공허한 추측들(신과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잘못된 추측들)-이것 때문에 마음에 가장 큰 고통이 생겨난다-을 몰아내면서, 멀쩡한 정신으로 계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이자 가장 큰 선은 사려깊음이다. 사려깊음은 심지어 철학보다도 소중하다. 왜냐하면 모든 다른 탁월함들은 사려깊음에서 생겨나며, 이는 우리에게 “사려깊고 아름답고 정의롭게 살지 않고서 즐겁게 사는 것은 불가능하며, 반대로 즐겁게 살지 않고서 사려깊고 아름답고 정의롭게 사는것도 불가능하다”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탁월함은 본성적으로 즐거운 삶과 연결되어 있으며, 즐거운 삶은 탁월함으로부터 뗄 수 없다.

정말로 그대는 신에 대해 경건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죽음을 무서워하지 않고, 자연의 목적을 잘 계산한 사람보다 더 나은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이런 사람은 우리가 좋은 것들의 한계를 충족시키거나 얻기쉽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으며, 반대로 나쁜 것들의 한계는 시간적으로 짧을뿐더러 경미한 고통을 가진다는 것도 알고 있다. 또한 그는 운명 -어떤 이들은 운명을 만물의 주인이라 불렀지만- 을 비웃으며, 우리의 행동 -이들 중 어떤 것은 필연에 의해 생겨나며 어떤 것은 우연에 의해, 또 다른 것은 우리 힘에 의해 생겨난다- 을 결정할 힘이 우리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려 깊은 사람은 다음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필연에는 아무 책임이 없으며, 우연은 유동적이며, 우리 힘에 의해 생겨나는 일은 다른 주체를 가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행동에 대해서는 칭찬이나 비난이 따라붙도록 되어 있다.”

정말로 자연철학자들이 주장하는 운명의 노예가 되는 것보다는 신에 대한 신화를 듣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왜냐하면 신화에 따르는 것은 신들을 존경함으로써 달랠 수 있다는 희망을 암시해 주는 반면, 운명의 노예가 되는 것은 달랠 수 없는 필연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사려 깊은 사람은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달리 우연을 신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왜녀하면 신의 행동에는 무질서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사려 깊은 사람은 우연을 알려지지 않은 모든 것들의 원인이라고 간주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사람들을 축복하기 위해 좋은 것 또는 나쁜 것이 우연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큰 선 또는 악을 위한 기회가 우연에 의해 주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생각에 의하면 비이성적인 방식으로 큰 성과를 이루는 것보다는 이성적으로 숙고했으나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편이 낫다. 왜냐하면 잘못된 판단을 내렸으나 우연 때문에 성공하는 것보다는 옳게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행동으로 자신의 판단을 입증하지는 못한 편이 낫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사실들을 그대 스스로뿐 아니라 동료들과 함께 밤낮으로 생각하라. 그러면 그내는 자나깨나 고통받지 않게 될 것이며, 사람들 사이에서 신과 같이 살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불멸하는 선 속에서 사는 사람은 사멸하는 존재들과는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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