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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 굴드 vs 컴퓨터
클래식 이야기 | 2008년 09월 28일 20시 32분

10여년 전에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바흐, 바그너, 모차르트 애호가들 사이에 논쟁이 붙었다. 그 논쟁은 나중에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져서 결국 그 음악 동호회가 폭파되는 결과까지 불러왔다. 이때 바흐, 바그너 파(?)가 한 편이 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리고 그들은 자기들 우상의 정교하게 계산되고, 한치의 오차도 없고, 분석하면 분석할수록 더 많은 분석거리를 제공하는 그 세심한 짜임에 대해 이야기 했다. 거기에 비하면 모차르트의 음악은 단순하고, 그 가치도 항상 "뉘앙스", "아우라"같은 추상적이고 입증불가한 근거에 의해서만 평가받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논쟁을 보면서 그들이 어쩔수 없는 근대인들임을 느꼈다. 그런 예리한 분석적 속성이 어떤 음악의 가치를 결정한다고 한다면, 즉 베버가 말한 도구적 합리성으로 음악의 가치를 결정하려 한다면 갈수록 음악은 그것이 실제로 연주되고, 수용되고 사용되는 생활세계로부터 벌어질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화성학적으로, 대위법적으로 오묘한 작품이지만, 음악으로서는 전혀 사용되지 않는 그런 작품들이 음악가들의 세게에서 높이 평가받게 될지도 모른다. 어떤 면에서는 안톤 베베른이 그런 음악의 전형이 아닌가?

어쨌든 나는 분석적인 측면을 들어서 음악의 우열을 논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매우 걱정스럽고, 자칫 음악에서의 계몽의 변증법이 될까 두렵다. 그 귀결은 무엇일까? 바로 다음의 연주다.  이 연주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다.

 연주자가 과연 누구일까? 정답은 다 듣고 나면 가르쳐 주겠다.




먼저것의 연주자는 바로 컴퓨터다. 컴퓨터가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글렌굴드의 음반을 분석해서 건반 누르는 강도, 길이, 페달시간 등을 수치화한 뒤 기계적으로 피아노를 연주시킨 것이다.


아래 것은 글렌 굴드의 연주다.

이 둘의 차이가 있다 없다를 놓고 논란이 많이 있었는데, 음악 평론가나 학자들은 "글렌굴드의 연주와 같은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느낌이 다르다"식의 "비분석적"이유를 들어 비판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연주를 듣고 나서 나는 소름이 돋았다. 이런식으로 글렌 굴드 뿐 아니라 클라라 하스킬, 디누 리파티, 게자 안다 등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를 데이터베이스화하면, 우리는 앞으로 인간 피아니스트의 존재를 완전히 컴퓨터에게 대체시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앞의 연주가 실제 글렌굴드의 연주보다 모자란 면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던, 현재 저 컴퓨터보다 바흐를 더 훌륭하게 연주할 수 있는 피아니스트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기에, 디누 리파티의 쇼팽, 게자 안다의 바르톡, 하스킬의 모차르트, 길레스의 베토벤 연주를 컴퓨터에 입력시키면, 우리는 피아노 혼자 최고수준의 연주를 입력된 데이터에 따라 언제나 같은 퀄리티로 들려주는 엽기적인 풍경에 직면할 것이다. 개런티가 들지 않으니 음악회 티켓도 저렴해 질것이고, 그렇게 되면 전설적 연주자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게다가 컨디션에 따라 실수마저 하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인간 피아니스트들은 대체 어떤 무대에 서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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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CH2138 2008년 10월 03일 00시 32분
굴드 팔아먹는 상술의 연장선이라 봅니다.

그럴싸하게 흉내낸 모조품에 불과하지요. 기도 안 찬건 완전히 다른 모조의 이런 음악에 동조하며
음반 내지에 글 쓴 사람입니다. 정신상태가 의심되더군요.

이런 음반을 진짜 음반의 가격으로 버젖이 팔아먹는 소니의 상술에 혀를 차게 만들죠.

그동안 굴드를 얼마나 울거 먹었습니까. 허접한 표지로 만들었다가 오리지널 자켓이란 명목으로
또 껍질만 바꾸고 말이죠......
 디누리파티 2008년 10월 03일 23시 13분  
  기가 막힌것은 본문에도 언급했듯이, 굴드와 비슷한가 여부가 아니라, 그 연주 자체의 퀄리티였습니다. 들어보셨겠지만, 정말 잘 치는 피아노거든요. 굴드는 그래도 오리지널 음반이 음질이 좋아서 비교가 가능하지만 30년대 음반들, 예컨대 알프레드 코르토, 아르투르 쉬나벨 같은 연주자들을 저런 식으로 복원한다면, 소름이 좍좍 끼칩니다. 상고할 길이 없죠.
 BACH2138 2008년 10월 04일 10시 04분
맞습니다. 말씀처럼, 정말 잘 치죠. 기교가 굴드나 그밖의 대가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봅니다.
굴드의 모습에다가 하이페츠같은 차가움을 덧씌운 미디음악같은 국적 불문의 연주랄까요.
굴드를 복원했다고 호들갑떠는 일부 사람들이 전 정말 이상하게 느껴지더군요. 특히 이런 걸 기획한 음반관계자들의 불순한 의도가 찜찜하더군요. 그들의 돈 논리를 보면 예술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더군요. 일전에 유명 모차르트 연주 단체를 사칭한 외국의 사기꾼에게 국내음악계 일부가 사기당한 어떤 연주회가 생각나더군요.
 디누리파티 2008년 10월 05일 00시 06분  
  의도야 뭐 보나마나, 요즘 연주자들은 스타성이 부족하고(벤야민 용어를 빌리면 아우라가 없음), 옛 거장들의 연주는 음질이 안습인데,복각에도 한계가 있고.... 그렇다면 충분히 시장이 성립이 되죠.센세이션과 기술과 자본의 궁합.. 제가 바르톡이 연주한 바르톡, 쇼스타코비치가 연주한 쇼스타코비치를 가지고 있는데, 이거 프로그래밍 할 수 있으면 엄청 상품 되겠죠?
 BlogIcon Sid S. Jeong 2008년 10월 23일 01시 28분
결정적으로 굴드의 흥얼거림이 빠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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