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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가 우파를 비판할 때
철학 한 토막 | 2008년 08월 19일 14시 20분

체계의 외부에서 행하는 비판은 아무 소용이 없다. 진정한 비판은 그 체계의 내부에서, 그 체계의 논리를 이용하면서 그 모순을 첨예화시킴으로써 가능하다.

사실 체계의 외부에서 아무리 비판해 보아야, 그 체계 내의 사람들은 이미 비판자와 공유하는 배경, 선이해가 다르기 때문에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즉 외국어로 들리는 것이다. 조선일보만을 세계의 창으로 알아왔던 사람에게 마르크스의 개념틀에서 이야기해 본들 그것은 고함소리밖에 되지 않는다.

그동안 좌파들은, 진보들은 이런일을 해 온것이 아닐까? 민중들이 혹은 시민들이 갖고 있는 기존의 세계상, 이해의 지평을 이해하고, 그들의 개념과 그들의 세계상 속에서 비판할 필요가 있다. 조선일보 등 우파 꼴통틀의 비판도 그들 앞에서 고함을 칠것이 아니라 그들의 개념과 그들의 언어를 이용해서 스스로를 아이러니로 몰고가야 한다. 왜 그런 친절을 하냐고? 꼴통들은 자기들의 지평에서만 사유하며, 자신들의 지평도 명시하지 못하지만, 진보는 자신의 지평뿐 아니라 타인의 지평도 훤히 꿰뚫어보고 있기 때문이다.

즉 우파의 세계상의 배경을 꿰뚫어 보고, 그들의 논리와 개념들을 이용하여 아이러니를 만들어낼 수 있을때 비로소 비판은 가능하며, 그들에게 감염된 민중들을 끌어올 수 있으며, 진보끼리의 비판적 자위행위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파들조차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공통의 영역, 즉 고전, 공식적 지식의 영역에 해박하고 탁월해야 할 것이다. 나는 진보적 관점을 가질때 그런 영역에서도 더욱 탁월할수 밖에 없다고 확신한다. 참 지식은 반성에서 비롯되며, 반성은 이미 비판적 입장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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